"자녀 결혼자금까지 깨더니…" 상계동 집주인들 '급반전'

입력 2023-03-24 07:00   수정 2023-03-24 09:14


"발표 당일에만 급매물 세 개가 내려갔습니다. (급매물을 회수한 집주인 중에)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때문에 자녀 결혼자금을 깬 분도 계셨는데, 올해는 걱정 없다고 하시더군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올해분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중개사는 "올해 초 나온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인데, 추가로 나오긴 어려워 보인다"며 "그렇다고 매수자들이 추격매수에 나서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전일 대비 약 50건 줄어든 4307건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은 5만9668건에서 5만9943건으로 소폭 늘었다.

일선 중개사들은 다주택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계동의 개업중개사는 "시장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있지만, 잠재 매물도 크게 줄었다"며 "다주택자인 집주인 가운데 보유세 부담에 매도를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보유세가 크게 줄면서 이러한 고민을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줄어든 다주택자 보유세…"급매 내놓을 이유 없어"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에 따르면 올해 다주택자 보유세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주공5단지' 전용 84㎡와 함께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등 주택 3채를 가진 다주택자는 지난해 재산세 1664만원과 종부세 8340만원 등 1억원에 달하는 보유세를 내야 했다.


올해는 종부세법 개정과 공시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재산세 1337만원, 종부세 2535만원 등 3872만원을 내면 된다. 전년 대비 61%(6131만원) 줄어든 액수다. 마찬가지로 중계주공5단지 전용 84㎡에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우' 전용 134㎡를 가진 2주택자라면 지난해 재산세 762만원, 종부세 2080만원 등 2842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했다. 올해 보유세는 전년 대비 66% 줄어든 963만원에 그친다.

이선구 셀리몬 대표는 "작년 말 종부세법 개정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호가 상승에 금리 인상까지…매수자도 급매물 찾아 관망
당초 시장에서는 종부세 기산일인 오는 6월 1일까지 급매물이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종부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면서 급매물을 나오길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급매물이 사라진데다 매수자들도 주춤하다보니 거래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계동 개업중개사는 "최근 실거래가보다 호가가 높은 매물에는 문의조차 오지 않는다"며 "집주인들은 호가를 조금씩 올리고 있는데, 매수자들은 여전히 급매물만 찾으며 관망하는 모양새"라고 토로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0일 69.3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수자들이 소극적으로 돌아선 데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연 4.75~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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